경제따라잡기/경기흐름

경기하강 신호 갈수록 늘어

또리최 2006. 8. 1. 08:33
경기하강 신호 갈수록 늘어
올 하반기 이후 한국 경제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는 적신호가 곳곳에서 켜지고 있다.

6개월 이후 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국내외 선행지수가 하강곡선을 긋고 있는 데다 기업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고유가와 원화값 강세 등 외부 환경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이후 세계경제 둔화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정부ㆍ기업 등 경제주체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 체감경기 점점 더 나빠져

= 우선 기업과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경기가 너무 낮다.

지난달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BSI)는 기업이 느끼는 불안감을 여실히 보여준다.

7월 BSI 77은 작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의 BSI 역시 추락했다.

최근 휴대전화ㆍ액정화면(LCD) 등 주력 업종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이 조사한 8월 BSI가 93.4로 3개월 연속 100 이하를 밑돈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BSI가 100 미만이면 향후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범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하반기 이후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곧 기업의 임금지불 능력 저하, 노동수요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6개월 후 경기를 내다보는 소비자기대지수 역시 다섯 달째 하락중이다.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고유가로 고정지출이 늘어나는 데다 오는 12월 종합부동산세 납입을 위해 소비를 많이 줄일 것으로 예상돼 소비는 계속 나빠질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 선행지표 줄줄이 하락세

= 이 같은 경제주체의 낮은 체감온도는 경기지표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이 발표한 재고순환지표, 건설수주액, 순상품교역조건 등을 종합한 6월 경기선행지수는 다섯 달째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전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걸 의미한다.

송태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러 변수 가운데 특히 건설경기 침체가 심각하다.

정부는 혁신ㆍ기업도시 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기업도시는 일러야 내년 하반기께 토목공사를 착공하기 때문에 당분간 건설경기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 전망도 밝지 만은 않다.

선진국 경제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경기선행지수 6개월 변동률은 지난 3월 이후 두 달 연속 하락중이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OECD 선행지수는 통상 6개월 정도 후에 한국 수출에 영향을 끼치는 추세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전의 자료를 토대로 보면 3월부터 하강곡선을 긋고 있으니 6개월 후인 9월부터는 수출 둔화세가 본격화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침체 조짐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특히 세계 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경제 성장률이 내년에는 2.4~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어 한국 경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제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황형규 기자 / 박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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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31 17:12:0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