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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시행사업 '알박기'시대는 갔다 - 매경

또리최 2007. 5. 23. 09:37
민간 시행사업 `알박기` 시대는 갔다
민간 시행사가 토지 일괄 공개매수 방식으로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 방식은 지주들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설명회를 하고 일정 기간이 지난 특정일에 토지를 일괄매수하는 방식이다.

목표치 이상 토지를 매입할 때만 사업을 계속한다.

알박기 등이 두려워 은밀한 방식으로 토지 매입작업을 벌이던 기존 민영아파트 건설 사업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미국 호주 등 선진국에서 주로 사용되는 방식인데 국내에서는 민간 시행사인 코너스톤C&D가 최초로 이 같은 토지 일괄 공개매수 방식을 도입해 시흥시 죽율동에서 아파트 건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코너스톤C&D는 대지 4만여 평을 매수해 아파트 1600가구를 신축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초 지주 253여 명에게 설명회 개최를 알리는 공문을 보낸 데 이어 22일 오후 4시 정왕본동 동사무소에서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서 회사측은 필지별로 감정가격과 시장가격을 고려한 대체적인 매입가격을 제시했다.

"저희 조건에 대해 한 달 정도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 다음 한 달 정도 저희가 지주 여러분과 개별면담을 통해 매입 의사를 파악할 것입니다 ."

에드워드 킴 코너스톤C&D 부사장은 "이후 특정일을 정해 일괄 매수할 것이지만 기한 안에 80~90% 정도 가계약이 되지 않으면 1차 사업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독자적인 사업시행은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최근 정부가 주택법을 개정해 민간시행사가 일정 부분 이상 토지를 매입하면 공공과 함께 시행하는 민관공동시행제도를 도입한 점을 고려해 50% 이상 토지 매입이 가능하면 공공과 공동사업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쨌든 특정 시점에 50% 이상 토지 매입이 안 되면 사업을 접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토지 공개 일괄매수 방식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투명성. 알박기 등 불법행위로 사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국내 시행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토지 확보 기간과 전체 사업 기간 단축 △토지 확보 비용 절약 △터무니없는 땅값을 요구하는 지주나 알박기에 대해 공정한 토지가 책정 △지주들의 민간 사업자에 대한 신뢰성 확보 등 장점이 있다.

실제로 죽율동 사업지는 2000년부터 5개 정도 시행사가 매입작업을 벌였으나 모두 포기한 곳.

이에 대해 에드워드 킴 부사장은 "사업지가 넓으면 80% 이상 토지를 매입하기가 쉽지 않아 사업이 계속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일괄 공개매수 방식을 도입해 투명한 절차를 거쳐 단기간에 사업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게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아파트 신축사업 추진을 인지한 주민들이 코너스톤C&D가 제시한 가격에 순순히 매각하겠는가 하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김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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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3 08:10:01 입력